
가사
숫기 없는 내 오빠의 부탁으로 난 지금 그가 써놓은 아주 짧은 이야기를 그를 대신해 읽으려 한다 아주 오래전 이야기다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는지 난 알지 못한다 두 사람은 거의 가진 게 없는 가난뱅이였지만 함께 살 게 되었다 한 사람은 나의 작은형이고 또 한 사람은 나의 작은형수다 방안엔 낡은 전축과 큰형에게 물려받은 작은 레코드 장 통기타 청바지와 티셔츠 몇 벌이 거의 전부였다 낡고 오래된 그 아파트엔 작은방 하나 화장실 손바닥보다 조금 큰 부엌 그리고 그 집엔 늘 음악이 흘렀다 토요일이 오면 모아뒀던 용돈으로 담배 한 갑을 사서 그 집으로 달려갔고 일주일 중에 가장 신나는 순간이었다 날 너무 반갑게 반겨줬던 작은형수 식사 시간이 되면 작은형수는 통기타 하드케이스를 눕히고 저녁 밥상을 준비했다 식사가 끝나면 거기엔 오선지가 놓이기도 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어느 저녁엔 이가 몹시 아파 작은형수가 건네준 진통제 두 알을 한꺼번에 삼켜버렸고 잠시 후 난 어지럼증과 함께 공중으로 떠오르는 기분이었다 작은형의 낮은 기타 소리와 노랫소리가 너무 아름다웠고 창밖엔 하얀 달빛이 쏟아지고 찹쌀떡 장수가 지나간다 촛불을 밝히고 커피 한잔을 아껴 마시는 듯 나눠마시며 노래를 만드는 작은형의 그림자가 하얀 벽에 비쳐 느릿느릿 춤을 추고 나는 잠을 이룰 수가 없이 행복하다 마치 꿈을 꾸는듯 했다 일요일 아침 가까운 시장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작은형수의 긴 생머리가 바람에 날린다 작은형수는 매번 날 주려고 줄줄이 사탕이라는 이름의 줄줄이 길게 매달린 사탕을 잊지 않았다 그 낡고 오래된 아파트는 오래전에 헐려 없어졌고 내 눈에 그렇게 아름답게만 비쳤던 두 사람도 이젠 하지만 아직도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처럼 그리워지면 난 거기로 달려간다 그곳에선 늘 작은형은 밤새 촛불 밝혀두고 노랠 만들고 있으며 일요일 아침 가파른 언덕을 지금도 작은형수는 장을 봐 올라오고 있다 난 거기로 달려간다 난 또 거기로 달려간다
크레딧
- 아티스트
- 조동익
- 장르
- 발라드
- 발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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