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은 17살때 이미 떠났고
나 혼자 텅빈 분화구에 남아있다
주위는 온통 회색
아니면 칠흙같은 어둠
난 TV도 없는 이름모를 행성
캡슐 안에서
지구를 그리워 하고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흙냄새
발부리에 걸렸던 돌맹이
풀 그리고 파리까지
그리고 사람들
내가 미워했던 친구들까지
난 점점 과거로만
되돌아가고 있다
미래는 없다
우주의 물속에 빠진 것만 같다
탈출하라 탈출하라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난 지금 희미한 전파에
주파수를 맞추며
탈출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