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사
사실 나 같은 사지마비 환자가 재활치료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 이미 끊어진 중추신경은 다시 회복되는 것이 아니다. 원래 재활치료라는 것은 현재의 몸 상태에 적응하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함이 더 크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중도 장애를 입게 된 경우라면 재활치료에 기대를 품게 되고, 나 역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재활치료에 큰 희망을 걸었다. 기대와 달리 재활병원에서는 아무런 변화도 없이, 똑같은 일과만 무의미하게 이어졌다. 자동으로 몸을 움직여주는 자전거를 몇 분 타고, 온몸이 묶여 30분 일어서 있다가 매트에 누워 물리치료를 20분 정도 받고, 30분대기 20분 운동 30분대기 다른 운동 20분, 식사와 운동의 반복이었다. 나아질 거라는 희망의 시간이라기보다 그저 장애를 반복해서 확인해야 하는 시간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나의 가족들은 재활치료를 놓지 못했다. 원칙상 한 대학병원에서 2개월 이상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여러 재활 병원을 전전하며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고대 안암 병원과 세브란스 병원을 거쳐 잠실 요양병원에서 3달, 다시 세브란스 재활병원에 2달, 일산 재활병원에서 2달, 우이동 요양병원에서 7달. 국립 재활원에서 3달을 있다가 의정부 요양병원으로 갔는데 욕창이 재발해서 다시 욕창치료까지… “재활 해 봤자 좋아지지 않습니다. 돈들이지 마시고 집으로 가세요. 일상생활에 익숙해지는 게 낫습니다.” 의사선생님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한 달 재활 치료 병원비만 거의 500만원이었다. 2년을 했다. 혹시나. 어쩌면. 내게도 기적. 이라는 게 일어나지는 않을까. 죽어라 재활치료를 받으면 마비된 몸이 돌아오지는 않을까… 하지만 내 몸의 시간은 2년 전 그대로 멈춰있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집으로 돌아간다는 건 희망을 버리는, 무기력하게 포기해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외국에서는 사지마비 환자에게 빠른 퇴원을 권한다고 한다. 재활치료에 매달리는 것 보다 일상으로 돌아가 예전처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환자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관절이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관절을 움직여주는 운동은 매일 필요하지만 그 외에 물리치료나 작업치료를 한다고 해서 몸이 예전처럼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고 후 6개월이나 1년 정도 안에 환자가 약간의 회복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나도 전혀 움직이지 않던 오른쪽 팔을 아주 조금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팔의 힘으로 움직인다기보다는 어깨 삼각근을 이용해 팔을 미는 움직임인데, 팔을 약간이라도 움직일 수 있게 되니 전동 휠체어 운전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나의 기적이었던 것 같다. 처음 전동 휠체어를 타는 순간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자유로움을 느꼈었다. 2015년 3월, 나는 모든 현실을 받아들이고 집으로 돌아왔다.
크레딧
- 아티스트
- 김혁건
-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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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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