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사
‘나는 죽어서도 이런 고통을 받게 될까? 혹시 죽어서도 몸이 자유롭지 못하면 어떡하지? 그때에도 걸을 수 없으면…’ 잠들기 전, 나는 네 알의 약을 먹는다. 얼굴을 긁지 못하기 때문에 가려움을 진정시켜 주는 알레르기 약과 우울증 약, 진통제와 수면제. 약을 먹지 않으면 잠에 들기 어렵기 때문에 꼭 약을 챙겨 먹는다. 낮에는 공연이나 강연이 있을 때도 있고 학교에도 나가기 때문에 바쁘게 움직이지만, 밤이 오면 숨어 있던 상념들이 나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수면제를 먹어도 잠이 오지 않을 때도 많다. 일주일에 한번 활동보조 간병사님이 쉬실 때면, 연로한 부모님께 죄송스러워 침상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해 등이 뜨거워 부모님을 부르게 된다. 나중에 부모님이 안 계시면 어떡하지. 죽어서도 이 고통이 이어지면 어떡하지… 해결 방법도 없는 문제들이 항상 나를 무겁게 짓누른다. 이런 나를 보고 주변 사람들은 종교를 가지기를 권했지만, 순수하게 종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에 그냥 흘려듣곤 했다. 하지만 친구 용우의 지극정성이 나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나의 사고소식에 놀라 한국으로 돌아 온 그는 6개월 동안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주일마다 누워있던 나를 일으켜 휠체어에 앉히고 차에 태워 교회로 향했다. 그는 늘 나를 위해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처음에는 교회가 좋았다기보다는, 집에만 있는 게 답답하기도 하고 친구와 있는 게 즐거워 주일을 기다리곤 했었다. 하지만 나를 위해 진심으로 기도하는 친구를 보며 닫혀있던 나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 친구의 소개로 우리 지역예배를 책임지시는 순장님을 알게 되었다. 일 때문에 힘드실 텐데도 순장님은 매일 퇴근 후에 나를 찾아오셨다. 가만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내 아픔을 안아주시는 순장님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이렇게 아름다운 두 사람이 믿는 하나님은 대체 어떤 분이실까. 나는 하나님을 만나고 싶어졌다. 나에게 고통과 시련을 준 세상을 용서하고 마음의 평화를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주님과의 만남은 내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나는 항상 혼자라고 생각했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하나님을 만나고 나의 삶은 더 충만해졌고, 내 안의 깊은 상처가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 1년 반 동안 순장님께 일대일 양육을 받으며 믿음이 허락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세례를 받게 되었다. 하얀 기운이 머리부터 내려와 아무 감각 없는 나의 가슴을 가득 채우는 느낌이 들면서 온 몸이 뜨거워졌다. 그리고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내렸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절망에 빠진 인간에게도 구원의 거처는 있다고 했다. 아직 나의 상처와 장애를 다 이겨내지는 못했지만, 그분 안에서 쉼을 얻고 위안을 받는다. 그리고 내 안에 남아있는 가슴의 분노와 절망, 상실감과 무기력함도 치유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는 강요되지 않은 진정한 사랑 덕분일 것이다. 나는 물었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셨냐고. 하지만 왜 내가 아니어야 하는가. 라는 물음이 되돌아왔다. 지금도 깊은 밤은 나를 찾아오지만, 나는 더 이상 죽어서도 몸을 못 움직이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두려움의 힘으로 사는 사람은 자유를 찾을 수 없다. 이제 나는 나를 지배하던 슬픔으로부터 벗어나, 누구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용서하며 또, 먼저 용서를 구하며 살아가기를 기도해 본다.
크레딧
- 아티스트
- 김혁건
-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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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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