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사
빨래가 잘 마르는 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다 문득 나도 말라버릴 것 같네 몸을 뒤집어서 널어놓고 싶네 빨래집게를 하지 않은 채 어느새 물기가 날아가고 나면 나도 날아가 버릴 수 있게 나도 모르게 또 생각에 빠져 한참을 허우적거리고 나오면 하나도 없었지 건질만한 건 푹 젖은 옷들을 벗어던져 머릿속 한켠에 그렇게 쌓인 빨랫감들은 어느새 작은 섬을 만들었고 난 그 위에 눕네 기억도 잘 안 나 맨 밑에 뭐가 있었는지 내 머릿속 어딘가가 꿉꿉해 언젠간 전부 넣고 돌려야지 세탁모드는 쾌속모드로 설정한 뒤 커피 한잔 하고 오면 없었던 일 같이 깨끗해져 있었으면 좋겠네 모든 결말이 아름답진 않겠지만 가벼워지길 그나마 날씨 좋은 날을 하루 골라 밖에 나와 세탁이 끝난 고민들을 걸어두면 알아서 말랐으면 하는데 이걸 언제 다 할까 빨래가 잘 마르는 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다 문득 나도 말라버릴 것 같네 엄청 큰 세탁기가 필요해 다 우겨넣고 한 통을 부어 섬유유연제 내 생각들이 조금은 유연해지길 바래 조심해도 뭔가 묻어 흰 티를 입고 나온 날엔 내가 예민해서 그런가 작은 얼룩을 신경 쓰다 번져버려 걍 냅뒀다 빨았다면 아직 덜 마른 걱정들이 또 나와 날씬 이렇게나 좋은데 날 쥐어짜고 다시 널어 놓을래 쥐어짜 봐도 떨쳐지지 않는 일들을 그냥 다 널어 두었네 모두 지우려 했던 흔적도 눈물도 이젠 다 날아가 버리게 지긋지긋하게 빨래가 잘 마르는 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다 문득 나도 말라버릴 것 같네 빨래가 잘 마르는 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면 눈물 나도 말라버릴 것 같네
크레딧
- 아티스트
- 브로콜리너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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