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제비 / 낙화
김경남
길손은 붓을 들어도 할 말이 없구나 한 구절 시도 절경에 파묻히니 구름은 산을 인 듯 단풍은 불길인데 산장의 고요를 헤치는 갈잎소리 나 이대로 침묵의 바위 되어 오가는 길손들 쉬어가게 할거나 태고를 품안에 안 듯 와닿는 신비는 해 묵을수록 옛 빛이 완연한데 빛 바랜 내장사는 나그네 정자인가 구름을 헤치듯 은은한 풍경소리 나 여기에 속세의 짐을 풀고 가을과 더불어 쉬어갈까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