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사
형의 아들, 조카 민석이는 우리 가족의 보석이다. 아이가 있으면 어디든 밝은 에너지가 가득해지는 것 같다. 이 귀여운 악동은 늘 우리에게 웃음을 전해주지만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아 모두가 뒤를 졸졸 따라 다녀야 한다. 악동 옆에서 점잖게 앉아있는 또 다른 보석 서진이는 내가 TV에 나온 걸 보고 펑펑 울었다고 한다. 외삼촌 노래가 최고라며 늘 내 노래를 따라 부르는 서진이를 보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 방에는 누나가 보내 준 택배 상자가 가득 쌓여있다. 옷에 관심 없는 동생을 위해 옷은 기본이고 신발, 넥타이에 갈비며 스테이크, 백숙에 곰탕까지… 주는 것 하나 없는 동생인데도 누나는 할 수 있는 모든 걸 내게 전해주려 한다. 어릴 때 형과 누나는 나의 영웅이었다. 또래보다 체구가 작아 책가방을 버거워하는 나를 위해 형은 늘 가방을 들어주었고, 좋은 영화를 추천해주고 음악도 나눠주었다. 성인이 되어서는 술친구가 되어주었고 지금은 주말마다 보석들을 데리고 와 우리 집을 빛으로 가득 채워준다. 누나는 우리 동네 유명한 골목대장이었는데, 형 보다 한 살 어린데도 형이 어디서 지고 들어오면 즉시 출동이었다. 초등학생 때는 나를 유모차에 태워 데리고 다녔고, 청소년이 되어서도 누나 친구들 만나는 곳에 나를 데려가 떡볶이를 함께 먹곤 했었다. 그런 나를 보고 누나 친구들은 ‘너 누나 boy냐?’하고 놀리곤 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역할은 자연스럽게 바뀌었고, 훌쩍 커버린 나는 누나를 지킨다며 늦은 밤엔 누나를 데리러 가고, 기분이 안 좋아 보이면 야경을 보러 가거나 경치 좋은 어딘가로 떠나 누나의 기분을 풀어주곤 했었다. 사이좋은 우리 남매를 보며 부모님은 뿌듯해하며 기뻐하셨고 넘치는 사랑에 우리 집은 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단란하고 행복한 일상에 익숙해져 있던 2012년, 우리 가족은 나의 사고로 폭격을 맞은 것처럼 처참히 무너졌었다. 산에 버려달라고 오열하는 나와, 이를 악물고 울음을 참으시는 아버지.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울부짖던 형… 어머니는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눈물을 흘리셨고, 누나는 찢 어지는 아픔을 감추고 나를 보살펴주었다. … “날씨 좋네. 막걸리 한잔만 하면 기가 막히겠다.” 나른한 일요일 오후. 아버지는 내 눈치를 살피시며 막걸리를 찾으신다. 조카 뒤를 따라다니느라 바쁜 어머니와 웃으며 TV를 보는 형, 말없이 아버지에게 막걸리 한잔을 건네는 매형과 누나. 세월이 약이라더니 우리 가족은 각자의 방식대로 슬픔을 이겨낸 것 같다. 이제 내 인생의 목표는 하나밖에 없다.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 사고를 당하고 희미해져 가는 의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도, 사고 후 깊은 절망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가족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랑하는 이들과 소소한 즐거움을 나누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일인지 예전에는 미처 몰랐었다. 살다보면 상상 이상의 어려움을 만날 수도 있고 좌절하게 될 수도 있지만, 이제 나는 두렵지 않다. 나는 앞으로도 많은 것들을 해내야만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하루를 살기 위해
크레딧
- 아티스트
- 김혁건
-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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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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